통일 마라톤, Half Course.
23Km를 뛰는 동안 정말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내가 왜 지금 이렇게 힘들게 뛰고 있는지.
무릎의 고통은 언제쯤 끊일지
난 지금 몇 Km 구간을 뛰고 있는지
뒤쳐지는 사람과 앞서가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지
그리고. 나는 누구인지.
마라톤은 체력을 증강시킬 수 있는 운동이 아니다.
적어도 내가 생각하는 마라톤은 정신력을 훈련하는 운동이다.
23Km를 뛰는 동안에 다리가 아파 잠시 걷겠다는 나약한 마음은
다시 뛰려고 다리를 움직였을때 더욱 힘들게끔 한다.
이미 나약한 마음을 가진 이상, 예전에 가졌던 독한 마음들은 상처를 입어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쉬지않고 뛸수밖에 없었다.
흔히 사람들은 마라톤을 인생에 비유한다.
나는 그 비유를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이해할 수 있다.
18Km지점에서 오는 극심한 고통은
인생에서 누구나 찾아오는 절정기의 고통이며,
골에 달했을때 느끼는 환희의 기쁨은
고통을 극복해낸 사람이 느끼는 무엇보다도 값진 선물이였다.
"고통의 극복은 이렇게 크나큰 기쁨으로 돌아오나니.
고통을 즐기는 사람만이 환희의 기쁨을 맞이할 수 있으리라."
이번 마라톤. 가히 정신력을 가다듬는 경험이였다 할 수 있겠다.
이젠 풀 코스에 도전해보리라.
좀 더 나은 내 인생의 마라톤, 마라톤의 인생을 위하여.
-1008, 통일 마라톤 다음날, H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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